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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하랬더니 갈등만…출범 10년 내포신도시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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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예산 갈등 지속에 시너지효과 대신 행정력 낭비도

"우리 오피스텔은 예산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종량제봉투는 반드시 예산군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홍성군 종량제봉투는 절대로 사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예산군에서 수거를 거부합니다"
 
충남 내포신도시 중에서도 예산군에 건립된 한 오피스텔에 붙은 간곡한(?) 안내문이다. 
 
충남도청 이전 등 내포신도시 출범 10년이 됐지만 홍성군과 예산군의 불편한 동거는 계속되고 있다. 협업이나 건강한 경쟁보다는 소모적 갈등 사례가 많다 보니, 두 지역에 걸쳐 조성된 내포신도시 주민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사실 내포신도시를 홍성과 예산에 걸쳐 조성한 것은 두 지역 모두를 존중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지자체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출범 10년, 당초 기대가 무색할 정도로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의 쟁점은 신설되는 서해안 복선전철 삽교역 명칭이다. 예산군이 내포신도시와 혁신도시 관문이라는 점을 들어 삽교역 이름을 '충남도청역'으로 결정하길 바라는 반면 홍성군은 기존 장항선 홍성역 패싱과 지역상권 위축 등 이른바 '예산 쏠림현상'을 우려하며 이 같은 움직임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예산군이 공식 문건에서 충남도청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부랴부랴 삽교역으로 수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는가 하면 김석환 홍성군수는 "충남도청역은 예산군의 욕심"이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나아가 전 군의회 의장 출신으로 오는 6월 홍성군수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정치인은 "장항선 홍성역을 충남도청역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명칭 다툼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 처럼 맞닿은 지역간 협업이 아니라 갈등이 계속되다보니 시너지 효과는 사라지고 소모적 낭비와 불편만 남았다.
 
우선 내포신도시 주민들은 지역화폐 사용에 불편을 겪는다. 
 
편의점에서 사용한 홍성 지역화폐는 옆집 식당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등이다. 내포의 경우 마주한 상가조차 행정구역이 나뉘는 경우가 허다한데, 두 지역화폐의 교차 사용은 불가하다. 
 
인센티브 혜택은 물론 코로나 극복이라는 취지에도 요원하다. 
 
뿐 만 아니라 생활 폐기물 수거와 각종 시설 관리도 제각각이다보니 시너지 효과를 찾아볼 수 없다. 
 
한 주민은 "두 지역간 갈등의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행정 목표와는 거리가 먼 홍성군과 예산군의 거꾸로 행정이라는 점은 알겠다"며 "주민들의 불편과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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