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이 후보 단일화에 대한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 인상준 기자내년 1월 실시되는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8명 후보자들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현 회장을 겨냥한 반이기흥 단일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현 회장을 막기 위해선 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오랫동안 체육계를 주름잡았던 만큼 후보가 난립하게 되면 이 회장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반면 최근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은 단일화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말한다. 국가대표 선발이나 지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는 체육계의 수장을 이해득실에 따라 특정인을 겨냥해 단일화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 회장을 만나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단일화에 대한 생각과 그의 비전을 들어봤다. 오 회장은 대전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대전시세팍타크로협회장을 역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언제나 그랬듯 단일화의 실패가 지금의 이기흥 회장을 탄생시켰으니 또 단일화만이 정답처럼 분위기를 각 후보들이 띄우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본질과 대한체육회의 가치를 평가절하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체육회의 주요 구성원인 전문체육인과 동호인들은 모두 경쟁을 해야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체육회장을 뽑아야 하는 관점에서 볼 땐 우스운 주장이다.
1등이 예상되는 선수를 견제하기 위해 나머지 선수들이 힘을 합치면 그건 범죄나 마찬가지인데 선거영역에서 단일화라는 단어로 포장되는 건 아이러니하다. 후보자들은 출마를 결심한 순간부터 전략과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것인데 하나같이 출마선언부터 단일화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본인들이 출마를 안 하면 단일화가 더 쉽게 될 것이다. 본인들이 이기흥 회장의 대항마라고 주장하는걸 보면 결국 나를 중심으로 뭉치라고 말하는 것이다. 국가대표 선수, 지도자, 심판, 공모사업 등등 모든 영역에서 경쟁을 하고 있으면서 유독 체육회장 선거에서 단일화를 주장한다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면 결국 이기흥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가 되는 것 아닌가.
-타도 이기흥을 외치고 있지만 그런 이 회장도 괴물이라 불리기 전인 8년 전 선거때는 불합리하다고 하는 선거를 이겼고 4년전에도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걸 했고 그렇게 쟁취했다. 선거는 그런것이고 체육은 더 그런 경쟁이 필수다. 더군다나 선거인은 확정도 아닌데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 회장의 30% 고정표라는 말에 제발 좀 겁내지 마셔라. 어차피 선거인명단이 나오면 친구 찾기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고 누가 누굴 어떻게 찾아내는지가 승리의 관건 아닌가. 후보 각자 잘 할 수 있는 것을 체육인들에게 말하고 선택받아서 최후의 1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행의 선거제도가 문제라고 하지만 이 깜깜이 방식의 선거에서 누군가 승자가 된다면 다음 선거제도는 부디 공정하게 더 많은 선거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변경해주길 바란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강점이 있다면.
-저는 특정체육대학 출신도 아니고 경기인도 아니며 올림픽메달리스트도, 체육교수도 아니다. 체육을 업으로 삼아 살아오지 않았지만 체육에 대한 부족한 정통성은 함께하는 지도자들로 채웠다. 지금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지방체육회의 일부 암덩어리 같은 세력들을 다 몰아 낼 수 있다. 누구나 말하는 개혁이지만 체육에 빚진거 없는 제가 모든 비리를 들춰내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서 체육을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돌려드리겠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선거캠프를 세종에 둔 이유는?
-세종은 대한민국 수도이전, 지방분권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이다. 모든 것이 수도 서울로 과밀화된 지금 체육도 지방시대를 열기 위한 과정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많은 지자체들이 대한체육회의 지방이전을 원하고 촉구한다. 문화관광체육부는 세종에, 국가대표 선수촌은 충북 진천에 있다. 대한체육회의 지방이전은 지방체육의 균형발전과 체육인재들의 수도 과밀화를 막고 체육산업발전의 전국화가 될 수 있는 초석이라고 생각한다. 세종은 공약 이상의 의미를 전달하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말씀.
-체육회장을 선출하는데 현행의 선거방식은 체육회장이 갖는 권한과 조직의 규모에 비해 형편없을 정도로 체육인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종목단체, 지방체육회의 선거제도를 선수와 지도자의 선거권이 보장되도록 확대돼야 한다. 지도자와 함께 바꾸겠다.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는 대한체육회를 만들겠다. 끝으로 총학생회장의 경험은 내가 어떤 계층을 위해 대변을 하고 역할을 해야하는지 알게 해줬다. 그때 부터 지금까지 어느 조직에서든 회장의 본분을 잊지 않고 소신을 갖고 행동할 수 있었다. 오주영 한번 써보셔라!